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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민주책방

[경제/경영 도서리뷰] 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 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주관적 평가 - (4/5) ★★★★☆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일까? 바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이며,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그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가'다.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와 같은 요소는 고객 입장에서는 부수적일 뿐 서비스 성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한다.
우리는 핀테크가 금융 기술 혁명이 아닌, 금융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임을 기억해야 한다. (중략) 각각의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발견해 지금의 자리에 위치하게 됐다. (p.64)

 

서비스 기획자로서 참 와닿는 구절이다.

우리가 만든 서비스는 결국 end-user 에게 편리하거나, 재미있거나, 유용해야 한다. 서비스 기획자로서 나의 신념이다. 기획을 할 때, 항상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내가 유저라면?' 하고 떠올리며 기획을 한다.

어떤 놀라운 기술을 활용했는지보다, 유저들에게 어떤 의미와 효용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는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개발자 설득의 주요한 근거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종종 이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실무 운영flow 파악 단계에서, 운영방식에 매몰될 때 그렇다. 관성적으로 해오던 방식이 있다면, 이 방식을 고수해야만 했던 이유(또는 명확한 이유는 없지만 그저 이어져보던 관습)도 있고 관점에 따라 더 효율적으로 변경 가능한 방식 모두 공존한다. 이는 실무진과의 논의, 유저 의견 리서치 등을 통해 서비스 기획자가 항상 풀어야 하는 숙제다. 구체적인 방법은 항상 고민해야겠지만, 그 방향성은 '유저의 편리/재미/유용성' 그리고 '회사의 비즈니스 목표'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다시금 기획자로서 나의 가치관을 되짚어볼 수 있던 기회였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1부] 모든 비즈니스는 핀테크로 통한다
쇼핑몰은 어떻게 금융 회사가 되었나
- 커피 회사야, 은행이야? 금융업에 진출한 스타벅스
- 온라인 쇼핑몰에서 거대 기업이 된 일본의 라쿠텐
핀테크 혁명에도 잘나가는 금융사의 비결
- 은행 업계의 아마존, DBS
- 중고차 시장에 뛰어든 KB금융
- 골드만삭스, 핀테크 스타트업과 한배를 타다
[2부] IT를 업고 부상한 신흥 금융 강자들
혁신을 만드는 거대 개미, 앤트그룹
같지만 다른 은행, 카카오뱅크
동남아시아 금융 시장의 설계자, 그랩
학자금 대출에서 시작한 P2P 스타, 소파이
화폐의 국경을 없애다, 레볼루트
월가를 갈아엎은 신예, 로빈후드
AI로 48시간 만에 집을 판다, 오픈도어
보험을 다시 쓰다, 레모네이드
[3부] 핀테크 트렌드로 보는 미래 금융
카카오·네이버·토스, 뚜렷한 3강 구도
밀레니얼이 원하는 금융은 어떻게 다른가
닫혀 있던 은행 문이 열리다,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시대에는 데이터가 돈이다
화폐의 미래, 암호화폐에서 디지털 화폐까지
핀테크 시대, 은행은 어떻게 변할까

 

목차의 일부이다. 목차를 기준으로 책에 대한 기대치를 잡는데, 흥미진진한 소재가 많다.

브랜딩과 서비스 모두 최고라 생각하는 스타벅스의 금융업 진출처럼 익히 알고 있는 내용도 있지만, 모빌리티 서비스로만 알고 있던 그랩의 '그랩페이'를 시작으로한 금융업 진출, 학자금 대출로 시작한 소파이, 국경 없는 화폐 연결 서비스 레볼루트, AI로 집을 판매하는 오픈도어, 쉬운 보험 서비스 레모네이드 등 모르고 있던 세상의 변화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가며, 서비스 기획자로서 자본의 본질을 다룰 수 있는 금융업계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금융업의 새로운 도전과 흐름을 알 수 있음에 벅차오르는 한편, 이러한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커졌다. 항상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도, 새로 알게된 내용들이 많아 더욱 분발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카카오뱅크 BI (Symbol & Wordmark)

 

같지만 다른 은행, 카카오뱅크
- 핵심 기능만 좋으면 99% 고객은 열광한다
- 금리 혜택을 압도하는 디테일의 힘
- 이런 금융 상품은 처음이야
- 최단기간 흑자 달성, 세계로부터 주목받다

 

다양한 내용 중 역시나 눈길을 사로잡은 부분은 나의 최애,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금융상품은 금리가 유리한 편도 아니고, 상품 구성도 다양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깐깐한 고객인 나를 포함한 많은 고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목차 소제목을 쓰-윽 살펴보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빠르다. 쉽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바로 보여준다. 깨끗하다.

카카오뱅크가 나의 최애인 4가지 이유이다. 사실, 카카오뱅크를 통한 대출이나 예/적금 상품 가입은 깐깐한 고객인 나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나의 수많은 은행 APP 중 최다 접속수와 접속시간을 자랑하는 이유는, 간편한 UX/UI 및 세이프박스 덕분이다.

레이아웃을 보거나 버튼 하나하나 누를 때마다, UX/UI를 평가하는 직업병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음식점 메뉴판 UI도 평가한다..ㅎ 이런 직업병을 가진 나에게, 카카오뱅크는 버튼 하나 누를 때마다, 푸쉬 알림을 받을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한편, '아, 나도 이렇게 기획할 수 있는데' 하는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몽글몽글 커진다. 함께할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쌓아, 머지않은 날 함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세이프박스 관리와 이자의 재미 또한 쏠쏠하다. 단순 입출금계좌 이자율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채워주는 귀여운 상품이다. (2021.04.24 현재 기준) 연 0.5% 이자율로 운영되고 있다. 1천만원을 넣어두면, 한 달에 3,255원(세후)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365일 유동성 보장과 동시에, 한 달마다 이자 알림을 받는 재미가 있다. 실질적으로는 얼마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유저로 하여금 주기적으로 서비스에 기분 좋게 접속하도록 하는 긍정적인 유도 장치를 만든 부분이 서비스적으로 훌륭한 요소라 생각한다. 앞으로 유저와 카카오뱅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더욱 많아지고 다양해졌음 좋겠다. 그 과정에 나 또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저자 : 김강원

 

마지막으로, 김강원 작가님 언급을 빼놓을 수 없다.

이력을 보니 나와 아마도 동갑이신 듯한 젊은 나이, 훈훈한 외모, 현재 진행중인 화려한 이력.

같은 또래이자 IT 종사자로서, 더욱 분발해야 겠다는 자극이 되었다.

서비스 자체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운 가치를 전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교육 등을 통해 동종 업계/직무 주니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3년 안에 구체화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김강원 작가님은 벌써 구체적인 결과를 내고 심지어 베스트셀러로 그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고 확대하고 있음에 부럽기도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금융업계에서 일하게 된다면 작가-독자라는 먼 관계가 아니라, 협업하는 동료로서 만나뵐 수도 있겠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닌 동등한 관계의 동료로서 마주할 수 있도록 열심히 성장해야겠다는 다짐을 또 한 번 해본다.